세탁기에서 목욕하고 3년간 버틴 휴대폰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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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에 LG전자에서 만든 KF-1000 모델입니다. 지금은 블루투스 기능이 웬만한 휴대폰에 전부 적용돼 있지만 그때만 해도 블루투스 기능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아마 이 모델이 국내 제작 휴대폰에는 최초로 블루투스 기능을 장착하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아무튼, 블루투스 기능은 물론 카메라, 외장형 메모리 슬롯 지원, MP3, 스테레오 외부돌출형 좌.우 스피커에 원폰(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하여 KT 일반 전화와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휴대폰, 사무실에 들어오면 일반전화로 사용) 기능까지 고급 기능들은 전부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구입하였고, 실제 최근에 새 기종으로 바꾸기 전까지 모든 기능들을 아주 잘 사용하였습니다.

바로 이넘입니다. 많이 긁히고 손때가 많이 묻었지만 아직도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하고 있습니다.
많이 아끼던 넘이라 버리지 않고 지금은 차량 오디오에 연결하여 MP3 강좌 등을 듣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휴대폰은 구입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못하고 세탁기 속에서 목욕을 하고 나온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도 탈수까지 풀코스 서비스를 받고 나왔습니다.
그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는데, 좌측 밧데리에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빨간색으로 변했는데(우측 밧데리는색상 변화 없음) 이것이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증거입니다.  2005년 02월에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그때는 세탁기에서 나온 휴대폰을 보니 정말 황당하고 화가 많이 났지만, 어짜피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은 서비스센터에 가도 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밧데리를 분리한 다음, 버릴 각오를 하고 휴대폰을 뜯어서 알콜에 푹 담근 후(알콜이 증발하면서 물기도 일부 제거한다는 소문이...) 드라이기를 찬바람만 나오게 하여 열심히 말렸습니다. 그때는 혹시 뜯다가 고장날까봐 완전 분해는 하지 못하고 키패드와 액정 분해까지만 하고 드라이기로 열심히 불어댔었습니다.
그짓을 몇 시간 정도 하고나서 밧데리를 연결하고 전원을 켜보니 (ㅎㅎ) 멀쩡하게 작동하는 것입니다.
액정부분이 희미하게 멍든 부분이 조금 있었지만 나머지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하였습니다.
심지어 물속에 들어갔던 밧데리도 멀쩡하게 3년을 버텼습니다.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3년 동안 아무 문제가 없던 넘이 슬슬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것은 멀쩡한데 몇몇 키가 잘 눌리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느 1 자가 몇 번을 눌러야 한 번씩 써지니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기기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오늘 갑자기 요넘을 뜯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치밀어 완전 분해를 시도했습니다.
휴대폰 케이스만 뜯은 상태입니다. 기판을 보니 물에 들어갔다 나온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깨끗-


기판 안쪽이나 메인 칩들도 별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특히 메인 칩셋들은 실리콘 같은 물질로 완전히 덮혀있어서 물속에 담가놔도 물이 들어갈 틈이 없어 보입니다. (혹시 몰라서 칩셋 마킹은 안 보이게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필름 케이블로 연결된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부식 흔적이 보입니다. 아래 보이는 것은 메인보드와 휴대폰 액정부분을 연결하는 케이블인데 부식이 상당히 많이 진행된 모습입니다.


아래 그림에도 역시 보호 비닐 속에 케이블 연결 부위가 부식이 진행 중이고, 우측 그림은 키패드 뒷면 회로부분인데 역시 물기가 보호 비닐 안쪽으로 스며든 자욱이 보입니다. 이러면서 회로에 부식이 생기다 결국 키들이 잘 눌리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휴대폰이 물에 빠지면 잘 말리면 사용이 가능하다 아니다, 의견이 많습니다.
사실 이 경우 어느 것이 맞는 얘기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휴대폰이 물에 빠지면 모든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기 때문에 제조사 서비스센터에서는 절대 무상 서비스는 없다는 것과 고칠려면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는 것만큼은 확실 합니다.
비용이 많이 나와도 고치실 분이나 그래도 혹시 모르니 서비스센터로 가지고 가실 분들은 밧데리만 제거한 후 바로 서비스센터로 달려가세요.

그렇지 않고 휴대폰을 버릴 각오를 하셨다면, 다행히 제 경우처럼 운이 좋아서 몇 년을 사용할 수도 있으니 물에 빠진 휴대폰의 밧데리를 제거한 후 잘 말려보세요.
잘 말리는 방법은 일단 물에 빠진 휴대폰을 사정없이 털어주세요. 손으로 흔들어서 털든 스타킹 같은 곳에 넣고 원심력을 이용하든 한참 동안 털어주면 물기가 많이 빠져 나옵니다.
그 다음 휴대폰을 살살 뜯어주세요. 작은 나사 몇 개만 제거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케이스가 분해 됩니다.
뜯는 것이 너무 힘들면 완전히 분해하지 말고 드라이기 바람이 들어갈 정도만 벌려줘도 됩니다.

이제 약국에서 알콜을 한 병 사다가 분해한 휴대폰 안으로 들이 부어주세요. 걍 화끈하게.
알콜은 금방 날라가니 걱정말고 부어주세요.
이제 드라이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절대 따뜻한 바람이 나오게 해서는 안 됩니다.
찬바람만 이용하여 끈기있게 휴대폰 내부를 말려줍니다.
어느정도 마른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드라이기는 치우고 그 상태로 하루 정도 방치하세요.
아마 운이 좋으면 저처럼 몇 년 동안 아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휴대폰을 뜯어놓고 보니 그 당시에 오늘처럼 휴대폰을 완전 분해하여 필름 케이블이나 키패드 보호 비닐까지 제거하고 물기를 말렸다면 더 완벽하게 처리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위의 방법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것이니 무조건 따라하시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휴대폰이 물에 빠져서 이미 포기한 분들이나 궁금한 것은 못 참는 분들만 따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물에 빠진 휴대폰을 쓸 수 있다, 쓸 수 없다에 관한 논란은 어짜피 결론나지 못할 부분이니 관련 댓글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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