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깡통 피씨 윈도우 설치 안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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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분이 인터넷에서 구입한 조립컴퓨터에 윈도우를 설치할 수 없다면서 본체를 들고 방문을 하셨습니다.
시디롬에 윈도우 시디를 넣고 부팅해도 윈도우 설치 화면이 나타나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점검을 의뢰한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이 글은 일부 업체와 제품에 관한 것일 뿐, 모든 인터넷 컴퓨터 판매 업체와 제품을 대상으로 쓴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컴퓨터를 켜서 확인을 해 보니 하드디스크와 시디롬 둘 다 시스템에서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아마도 택배로 배송이 되다 보니 보나마나 케이블 접촉 불량일 것이라 짐작하고 컴퓨터 뚜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케이블 정리까지 제대로 잘 된 것 같은데 웬지 허전한 이 느낌...
벌써 눈치 채신 분들은 컴퓨터 좀 만지시?는 분들이 분명합니다.

SATA 방식의 하드디스크와 시디롬이 장착돼 있는데 전원케이블만 연결하고 데이터 케이블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메인보드에만 꼽혀 있던지 한쪽이 약간 삐져서 접촉 불량이 된 것은 많이 봤어도, 이렇게 아예 쏙 빼 먹고 고객에게 배송하는 컴퓨터는 처음 봤습니다.

물론 조립과정에서 실수로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겠지만, 문제는 제품을 만들고 고객에게 보내기 전에 아주 기본적인 테스트도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깡통 피씨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부품의 정상 작동은 관두더라도, 시스템에서 제대로 인식을 하고 있는지 정도는 검사를 하고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인터넷에서 구입한 컴퓨터가 날짜나 시간도 맞춰지지 않은 채로 배송이 되었다면, 모르긴해도 제품을 조립하고 전원이나 한 번 켜고 보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도 결코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튼 기본 셋팅이나 점검에 관한 것은 이쯤에서 마무리 하고 이 제품의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사진은 본체 밑바닥을 찍은 것입니다. 본체 밑바닥 앞쪽에 파워서플라이가 장착돼 있습니다.

케이스 제조사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했을 것으로 생각은 합니다만, 오랜 세월, 실제 컴퓨터 사용 환경이나 현장을 지켜본 제 생각에는 이 구조가 파워서플라이 열을 외부로 빨리 내보낼 수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컴퓨터를 세웠을 때 바닥면과 파워서플라이 통풍구가 너무 가까운 탓에 뿜어낸 열기가 다시 내부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케이스 바닥에 붙은 충격 흡수용 고무는 대체로 잘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바닥면과 더 가까워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 케이스 구조는 썩 좋아보이지 않습니다.0


그리고 이런 구조를 가진 케이스의 또다른 문제점은 하드디스크와 파워서플라이가 위 아래로 나란히 설치가 된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파워서플라이 뒤쪽 통풍구로 하드디스크 열이 조금이나마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저 통풍구는 컴퓨터를 몇 달만 사용하면 금방 먼지로 막히게 됩니다.

결국, 파워서플라이에서 발생하는 온도가 하드디스크 온도와 시스템 내부 온도를 더 올라가게 하는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일부 파워서플라이는 쿨러가 상당히 빨리 도는 것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하드디스크에 약간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나중에 쿨러가 상태가 나빠지면 갈수록 덜덜 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민감한 하드디스크는 분명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 컴퓨터 무조건 가격만 따지지 말고, 제품 상세 설명을 자세히 살펴보고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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