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은 이겨서 좋을까?
2008년 봄, 10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로 비난의 소리를 들어야했던 우리의 옥션이 드디어 긴 어둠속을 탈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옥션 VIP
막 이러고 다니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판결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한쪽에서는 보안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나무라면서 한쪽에서는 그까이꺼 대충 대충 넘어가면 된다는 식으로 떠드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저도 그 당시 옥션 아이디는 물론이거니와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구매내역, 통장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모든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화가 머리끝가지 나서 집단 소송에 참가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오늘 1차 판결 결과는 어이 없게도 옥션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어쩌면 옥션측에 유리하게 판정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해킹당한 사실을 자진신고하여 멋진 기업?으로 소문나서 어느정도 면책을 받은 상태였고,
또한, 2008년 12월에는 소비자분쟁위원회에서 5만원에서 10만원의 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하였지만, 옥션은 잘못이 없고 재판 결과을 기다리겠다며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인 데다 분쟁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드리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오늘같은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있게 밀고 나갔을 것입니다.
게다가,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옥션측 변호를 맡게 되면서 옥션측의 잘잘못은 이미 관심이 없어진 듯 했기때문입니다.
거의 2년을 끌어 온 싸움인데, 1차에서 졌으니 항소심 가 봐야 결과는 별로 좋지 못할 것이 뻔합니다.
설혹 이긴다 해도, 직접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돌아오는 것도 별로 없다는 것을 소송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은 계속될 것이 분명합니다.
소송에 참가할 때 비용이 가장 많은 곳이 3만원입니다.
그리고 거의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니 3만원은 이미 잊혀진 돈이나 다름없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항소를 포기하고 소송비를 돌려받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지만 택도 업습니다.
환불도 안 되겠지만, 된다 하더라고 그거 다시 돌려 받자고 항소를 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앤장 로펌이 제아무리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이제부터는 변호사들의 자존심 싸움이 될 듯 하니 아마도 지금까지는 그저 준비운동에 불과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옥션은 여전히 해킹 사건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니 고작 1차 판결에서 이겼다고해서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나 저나, 예전부터 주민등록번호는 아주 코딱지만한 개인 쇼핑몰에서도 암호화로 보호를 했는데 옥션같이 초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슨 생각으로 암호화를 하지 않았을까요?
판결 내용의 일부를 보면, 웹방화벽도 설치하지 않았고 바이러스를 잡아내지도 못했던데 무슨 배짱으로 그랬는지...
하긴, 정보통신망법에서 주민등록번호는 본인인증정보가 아니라고 하니 할말 없지만...
(그럼, 주민등록번호는 어디다 쓰는 물건인고? .. 성인사이트 접속용인가?)
"옥션, 초보해커 수법에 뚫려…" 변호인, 즉각 항소할 듯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10&newsid=20100114180347846&p=nocut
그리고 웃기는 짬뽕들 같으니...
이러고들 있다네요...
[옥션 관계자는 “배상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났다고 해서 특별히 회사 분위기가 좋거나 그런 모습은 없다”며 “이번 재판부의 판단을 향후 고객정보 보호에 더욱 힘쓰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률적·재정적 한도 내에서 정보가 유출된 고객들에게 혜택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도 그랬다죠?(요거하고 바로 위에 거는 인터넷 기사에서 본 것임)
옥션이 잘못한 것은 전혀 없으나 도의적인 책임이 있으니 피해 회원에게는 적당한 보상을 해줘라...
"됐거든요!"
